제64장

머리를 말리던 김지연의 손이 잠시 굳었다. 그녀는 고개를 돌려 그를 힐끗 쳐다봤다. 이 남자의 낯가죽은 이제 이토록 두꺼워져서, 이런 말도 태연하게 내뱉을 수 있나 싶었다.

그녀가 손발이 없는 것도 아닌데, 옷 입는 걸 그가 뭘 도와준단 말인가?

이 기회에 딴짓하려는 속셈이겠지.

강태준은 농담이 아니었다. 그는 이미 안방 드레스룸으로 돌아가 옷을 찾고 있었다. 잠시 후, 그는 옅은 회색의 롱 원피스를 들고 나왔다. 손에는 속옷까지 들려 있었다.

김지연은 등골이 오싹해지는 것을 느꼈다. 이건 또 무슨 수작이지?

“강태준 씨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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